부석사의 기억 십년지기 친한 벗과 함께 오랜만에 기차를 타고 경북 영주의 부석사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본래 목적인 겨울눈 구경은 예상외로 날씨가 너무 좋은 탓에 하지 못했지만.. 몇 해 전 읽었던 신경숙님의 '부석사'라는 단편소설에서 느꼈던 겨울의 고즈넉함 그리고 쓸쓸함을 만끽하기에는 더할나위없이 적절한 여행이었던 것 같네요... 부석사에서 내려오는 길... 잠시 상념에 잠겨 멍하니 바라보던 카메라의 뷰파인더 사이에 시끄러운 악동들이 불청객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에이..하며 카메라를 내려놓으려던 '찰나..' ... 갑자기 악동들이 기울어진 계단빗면에 예쁘게 줄지어서더군요.. 찰나에 말입니다. 내려가던 제 손을 다시 들어올려 이렇게 두 컷을 찍고는 대칭으로 붙여보았습니다.. 지나간 시간의 조각들인 사진을 이어붙이면 마치 연속되는 시간의 흐름이 느껴질 것 같더라구요... 이렇게 붙이고 나니 가운데부분이 마치 시간이 없는 이상한 나라로 통하는 통로와 같이 묘한 느낌이 들기도합니다만.. ... 아이들의 시끄러웠던 소리가 마치 봄볕의 병아리들이 삐약거리는 소리처럼 다시 제 귓가에 포근히 울려지네요. 오늘의 느닺없는 여행을 통해 부석사는 제게 더 이상 소설 속의 우울하고 건조했던 느낌이 아닌 오늘 날씨처럼, 우연히 만난 아이들처럼 따뜻한 느낌으로 다가왔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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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22 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