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가족
지난번 사진을 찍었을때 여자아이가 잠시 놀러간 사이에 사진을 찍었었는데, 녀석이 꽤 섭섭했던 모양이다.
그 때 찍었던 사진을 드리고 나서 그 다음날 빵을 사러 갔을때 녀석이 갑자기 뛰쳐나와 울먹거리면서 내 주
변을 서성거리면서 카메라를 찾아보던 기억이 난다. 언제 한 번 다시 찍어야지 하고 생각만 하다가 오늘 빵을
사러 들렀는데, 문득 아주머니께서 사진 한 장만 더 찍어달라는 부탁을 하셨다. 유치원에서 가족사진을 가져
오라고 했는데 딱히 아이에게 건네줄 사진이 없다고 하셨다.
사진 한 장 찍어드리는게 뭐그리 힘든 일이겠는가...
그것보다 나에게 그런 부탁을 하실만큼 편하게 생각해주시는게 더 고맙게 느껴질뿐이다. 이 가족은 나와는
이웃사촌이고 밥을 잘 챙겨먹지 못하는 나에게 양식을 제공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다.
이 가족은 붕어빵 가족이라는 단어가 더 잘어울릴지도 모르겠다.
2004년 6월.
지나간 사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