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에 가면
우포에 가면 / 詩:이 광석
우포에는 늪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이 땅에 잘못 내려놓은 말씀과,
행위들이 화해의 이름으로 먼저 와 있습니다.
4계절 '우우' 맑은 휘파람을 부는 갈숲.
가오리연 같은 철새들의 저공비행.
각시붕어,개구리,논고동,송사리들이
쳐대는 풍금 소리도 들리고...
어릴적 외할머니 논두렁길 낯익은 추억따라 가듯
우포 찾아 가는 날은 소풍가는 기분입니다.
사람과 늪, 새와 갈대들이 개펄에 주저 앉은 듯
서로 보듬고 빠지는 '푸른 우포 사람들'의 마을,
태고의 신비가 시방도 알몸으로 누워 있습니다.
밤이면 별들도 내려와 민박을 하고 갑니다.
별들이 지불하고 간 새벽이슬도 좋은 모이가 됩니다
우포에 가면 그리움이 보입니다.
우포에 가면 아직도 희망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