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남자.
해마다 아내와 함께 안치환님의 연말 콘서트를 간다. 우리 부부에게 있어서 그의 연말 공연은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열기 위해서 빠져서는 안되는 거룩한 의식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6년전쯤 그의 연말 공연을 처음 갔을때 아내는 공연이 끝날때까지 눈물을 흘렸었다. 젊은날 그토록 좋아했던 사람의 공연을 아내의 이름으로... 엄마의 이름으로 살아오면서 얼마나 목말라 했을런지... 그후 아내와 안치환님의 콘서트는 1년에 한 두번은 꼭 다녀온다.
오늘 그의 공연은 80년대의 향수 . 90년대의 추억 .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ㅇㅣ 순간의 모습을 온 몸으로 보여주었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오늘도 아내는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6년전과 달라진것이 있다면... 우리 부부보다 더 안치환님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함께 한다는것이다.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