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스물 다섯
at 홍대 그림꼴 스튜디오
2004년 여름은 너무 더웠다.
이 친구는 스물 다섯살이었고,
제대 후 첫 여름을 맞이했으며,
무엇보다 어찌 살아야 할 지 몰랐다.
바로 그 무렵 그 이 친구를 만났다.
2004년 여름은 오래 지나갔다.
그 여름의 하루하루 친구는 끊임없이 거리르 걸어다녔다.
걸어다니다가, 사람들을 바라보고 구경하면서,
알아버렸다.
'아아, 사람들이란 다 그렇게 사는구나!'
남들도 다름없이 심심하고,
사는 길 위에서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주춤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2004년 여름은 길고 더웠다.
긴 여름 동안 친구는 매일 사진들을 찍었다.
사람들의 길 ... 누구나 그 위에서 당황한다.
길은 멀되 계속되며 삶은 멈추는 법이 없다.
사람들이 그 뜨겁고 마른 길 위에서 쉬고 싶을 때,
이 친구의 사진들이 말할 것이다.
'누구나 다 오아시스 하나쯤은 품고 산다고,
당신도 바로 그러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