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줍던 날의 이야기가 더욱 그리운 밤입니다
이젠 작은것 하나 누구와 소통한다는것이
누군가에게 이해받는다는것이 이다지도 힘이 드는지요
겉으로는 유연한 척, 부드러운 척, 너그러운 척 하지만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이햬관계가 있는 일에는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우리들, 대책없는 고집쟁이,
뻔뻔스러운 속물이 되어버린 제가 가여울 따름입니다.
먼동이 터 오는 새벽,술에 취해 휘청거리는 신촌거리를 걷다가
어느 길모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게워내던 오물만큼이나 아름다운,
그 두눈에 그렁그렁하던 눈물만큼이나 아련한.
우리 수줍던 날의 이야기가 더욱 그리운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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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동물원 9집 서문에서..
사진:토이카메라 엘리콘 535,아그파비스타 200,인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