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명 생 명 김 남조 (金 南祚)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벌거벗고 언 땅에 꽂혀 자라는 생명의 어머니도 먼 곳 추운 몸으로 왔다. 진실도 부서지고 불에 타면서 온다. 벌어지고 피를 흘리면서 온다. 겨울 나무들을 보라 추위의 면도날로 제 몸을 다듬는다 잎은 떨어져 먼 날의 섭리에 불려 가고 줄기는 이렇듯이 충전(充電) 부싯돌임을 보라 금가고 일그러진 걸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상한 살을 헤집고 입맞출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열 두대문 다 지나온 추위로 하얗게 드러눕는 함박눈 눈송이로 온다.
++Young++
2004-12-21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