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던날
오늘아침 유난히 밖에서 놀겠다고 칭얼대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동네에 같은 또래녀석들은 전부 유치원이나 놀이방에 가고난 후였죠
엄마는 부엌한켠 베란다에 빨간 호수를 끌고와선 빨래를 합니다.
아이는 엄마가 빨래하는 시간이 제일 지루해요
"엄마 엄마 .. 나 .. 나.. 놀이터 놀이터.."
아이는 놀이방이란곳을 한번도 가본적이 없지요
그래도 아이는 알고 있답니다.. 조금만 지나면 엄마는 빨래를 밖에 널러 나갈꺼고
그때 엄마 치맛자락 붙잡고 따라 나서면 된다는 것을요
엄마는 빨래를 한가득 빨간 다라이에 담고선 일어납니다.
아이는 그재서야 신이 났어요.
검은색 아빠 슬리퍼는 귀여운 아이발이 밖으로 다 삐져나오지요
그래도 용하게 넘어지지 않고 아이는 잘걸어요.
엄마는 양지바른곳에 빨래를 널고는 한숨을 길개 내쉽니다.
"에휴 내 팔자야..."
아이는 그 말뜻이 무슨 말인지 몰라요.. 그냥 어느때처럼 그네만 타기에 정신 없거든요
그렇게 두 모녀는 오후를 맞고 있었어요
2004_3_28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