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에의 강요
비오는날에 대한 진부적인 사진을 찍어봤다.
요즘같이 예술가가 넘쳐나는 시절 이런 사진은 진부적일 수 밖에 없다...
사진을 좀 찍는다고 하는 사람들 역시 시큰둥한 표정이다.
아무런 지식없이 처음 똑딱이 사진기를 잡고 친구들의 웃는 얼굴을 찍어주던 3년전이 떠오른다.
독일의 염세주의 소설가 파트리크 쥐스킨트 단편
'깊이에의 강요'
작가의 창조를 통해 배를 불리는 비평가는 한 젊은 여류화가의 그림을 보고 특유의 입놀림을 했다...
'젊고 혈기 있어 보이지만 깊이가 없는것 같다고...'
그 말을 들은 여류작가는 그 후로 계속 자신이 그린 그림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되었다.
왜 내 그림엔 깊이가 없는걸까.... 이런 깊이 없는 그림이 과연 쓸모있을가...
그녀는 창작활동르 멈췄고. 그렇게 자신감을 잃어가게 되었고 자신의 삶 역시 놓아가고 있었다.
두문불출하며 비만에 걸리고 끝내 그녀는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했다.
바닥에 살점과 피가 온사방으로 퍼진채로 그녀는 죽었다.
그녀의 요절 소식은 뉴스를 통해 세상에 전해지고..
그녀의 유작앞에서 둘러선 배부른 비평가들은 이렇게 한마디씩 했다.
'그녀가 남긴 저 그림의 깊이를 좀 보시오. 자살에 이르기 까지 그녀 인생의 많은 고뇌와 회환이 담겨있는듯 하지 않소...
과연 그녀의 그림엔 깊은 무언가가 느껴지는것 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