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고 싶은 길 / 고지연 이 가을이 가기 전 당신과 함께 걷고 싶은 길이 있습니다 황금빛 태양이 숲길을 녹일 듯 이글거리고 붉은 단풍 잔 바람에 떨며 흩날리는 오솔길을 손을 잡지 않아도 같은 장소에서 호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떨리는 사람 긴긴 길을 걷다가 잠시 앉은 벤치에서 두 사람 어깨 위에 사르르 앉았다 떨어지는 은행잎 손으로 집어 책갈피에 넣으렵니다 준비해 간 작은 포트에서 따끈한 차 한잔 나누어 마시고 잠시 쉬는 동안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 하나 만들고 싶습니다 이 가을이 가기 전 당신과 함께 낙엽이 지는 길을 걸을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삶이 다 하는 날까지 그 하나로도 행복일 수 있습니다.
煙空雲散山依然 漁舟一葉江呑天
2004-12-04 1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