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극우파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 하노라." (마가복음 1장 1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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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혹은 기독교도들에 대해 뭉뚱거려 단칼에 논하는 것은 위험한 짓이다.
다양한 교파별 차이는 물론이거니와 2천년 역사 만큼이나 기독교는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한국교회, 한국교회 하지만
전국 방방곡곡 3만개가 넘는 예배당 마다 울리는 종소리는 골짜기 마다 다 다르다.
교회에는 조용기 목사 같은 분이 있는가 하면 문익환 목사 같은 분도 있고
맘씨 좋아 뵈는 황수관 아저씨가 장로님인데, 무섭게 생긴 장세동 아저씨도 같은 장로님이다. ^^*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물량적으로 성공한 기독교 집단은
비교적 보수적이고 복음근본주의적인 교회들이다. 이들이 흔히 한국의 기독교를 대변하는 편이다.
그래서 '요즘 기독교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그들을 도매금으로 욕을 해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니지 않을까?
보수적인 기독교 내에서 큰 지분은 가진 그룹은 한경직목사로 상징되는 피난 온 이북 출신들과 미국을 다녀 온 부류 들이다.
이들의 신앙적인 보수성은 절묘하게 반공주의와 결합하여 한국 교회를 시대착오적인 숭미집단으로 만들어 버렸다.
(밝혀 두거니와 나는 반미주의자가 아니다. 나아가 '친미'에 대해서는 일정한 이해심을 가진 편이다.하지만 숭미는 곤란하지 않은가?)
김동길 할아버지 역시 평안도 출신이며 미국 유학파요, 유명 기독교인 집안의 인물이다.
비록 내가 그 어른을 가까이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세간에 드러난 그분의 행적과 발언이 주는
약간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여러가지로 작금의 한국교회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김동길, 칠순이 훌쩍 넘었음에도 열정적인 외침을 가슴 가득 담고 있는 것처럼
한국교회 역시 종교적인 에너지가 얼마나 진지하고 충일한지 모른다.
둘다 나름대로는 매우 뜨거운 애국심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에너지는 자기 중심적이며, 간혹 뜬금없이 분출되기는 하는데...
불다가 놓친 풍선처럼 힘차게 그러나 방향성이 없이 날아가다 맥 없이 꺼지고 만다.
김동길의 정계진출이 그러하고 지난 2004년 총선의 기독당의 행보가 그러했다.
기독교인들은 자신이 하나님의 사랑스런 아들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한데
그 자부심이 종종 사회를 향해 유치한 자만심으로 드러나는 것은 경계해야 마땅하다.
예수는 그러지 않았다.
예수는 자신을 인정해주는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들은 만큼 자부심 또한 컸을 터이나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섰고, 죄인들을 위해서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버렸다.
예수는 죽었다. 하지만 이땅의 20세기 기독교 우파는 냉장고 밖을 나와 아직도 꿈틀꿈틀 살아있다.
국가보안법을 보호하라!~ KBS는 각성하라!~ 송두율을 처단하라!~ 노무현을 탄핵하라!~이라크 파병하라!~
똑똑한 사람들이 예수를 안 믿는 이유는 믿으려면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고
멍청한 사람들이 예수를 잘 믿는 이유는 믿고 죽어야하는 줄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는 기독교 우파들이 저렇게 우스꽝스럽게 설치는 이유를 설명할 재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