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수리소 임자도라는 섬을 돌아다니다가 자그마한 선박수리소와 그 곳에 계신 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아마도 수십년동안 섬안의 배를 고치셨을 할아버지. 제가 사진좀 찍어드려도 되겠냐고 말씀드리니, 흔쾌하게 허락하십니다. "작년에도 많이들 찍어갔어~" 하시면서. 저는 너무 기분이 좋아, 이것 저것 귀찮게 여쭤 봅니다. "와~이 섬안의 배는 이 곳에서 모두 고치시나요?" "그러면..여기서 얼마나 오랫동안 배를 고치셨어요?" "여기가 예전에는 큰 생선파시가 있었다고 하던데요?" 선박수리소앞 바닷가에는 아마 할아버지의 손을 수십번은 거쳐갔을 법한 폐선들이 쓸쓸하게 열을 지어있습니다. 다음에는 막걸리라도 두어통 들고, 찾아뵙고 싶습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흥청거렸다는 이 섬 이야기도 듣고 싶고, 할아버지 젊으셨을때 사귀었던 아가씨 얘기도 듣고 싶고, 배 고치는 이야기도 듣고 싶고 그렇습니다. 건강하시길.. 덧말)사진 한장으로 얘기하고 싶지만, 오늘은 처음부터 사진으로만 모든걸 전할 자신이 없어서, 길게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써 봤습니다. 오늘은 사진을 보여드린다기 보다는 얘기를 들려 드리고 싶었지요. 이해해 주시길..
SHOONISM
2003-06-26 0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