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은 너.
밤 기차를 타면서 부터 시작된 두통을 붙잡고
애초에 그런것들이 존재나 했냐는듯 이미 정원을 초과한 좌석에 움크리고 앉아
바싹 마른 입술을 쩝쩝거리다 한명씩
이 좁아터진 기찻간에서 먼지처럼 사라지기를 바라며
잠에 취하고 마리화나연기에 취해 반쯤 감긴 눈으로
너. 그리고 너. 다음은 너.
시선을 옮기다 어느새 두번째 해가 창살을 비집고 들어왔을 즈음엔
과거를 회상하는 옛 영화의 주인공마냥 밤기차는 무겁게 가라앉아있었고
나와 당신만이 현실임을 깨닳았을땐
힐끔거리는 그의 눈을 보면서
가지말라고 일어서지 말라고 외로운 여행자의 마음속으로 얼마나 외쳤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