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롬은
내가 프춤분 휴가를 잘 보내고 오라고 손을 흔들어 주자
뒤돌아서 씩 웃으며 답하고는 다시 고개를 숙인다.
1000리엘 (250원)이면 오토바이뒤에 기다란 수레를 단 '르모'를 타고
프놈펜 집에 한시간 안에 갈수 있건만
집으로 향하는 사롬의 마음은 가볍지 않을게다.
소아마비인 사롬이 휠체어를 타고 집에 들어서면
르모를 타고 오는 내내 마음속으로 몇번이고 되어었던
'이제 졸업하면 전파상을 열고, 텔레비젼 수리를 하고, 아버지가 그랬듯이 식구들을 책임지는 가장의 자리를 잘 해낼거예요'
라는 말을, 가슴에 맷돌을 얹은 듯, 꺼내지 못할게고....
평생을 곡마단을 따라다니며 사람들을 웃기셨던 난장이 아버지,
이제는 늙고 병들어 시내 뒷골목의 병이며 깡통들을 모아 파는 그 아버지가 기쁘게 맞아주건만
그 아버지를 보면 사롬이 맞아야 할 삶도 그리 녹녹치 않을 것이라는것을 느낄것이 뻔하기에...
2002년 4월 캄보디아 엉스누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