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y #2 바람이 몹시 불고 있다. 멍하니 네 귀퉁이를 둘러본다. 어느 곳으로도 바람은 들어오지 않는다. 바람은 몹시 불고 있다. 창문이 흔들린다. 침대에서 일어나 창가로 걷는다. 커튼이 반쯤 드리워진 유리에 비친 하늘마저 맑다. 여전히 바람이 몹시 불고 있다. 어제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제가 아니다. 오늘 새벽이다. 갑자기 바람이 많이 불어서 깃을 세우고 어깨를 움츠렸던걸 기억한다.
..봄날
2004-11-21 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