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그를 만나다.
가을길을 걷고 싶습니다
-용혜원-
손톱 끝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을 때
가을은 점점 더 깊어만 갑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만 싶습니다.
낙엽을 밝으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을엔 시가 더 많이 써집니다.
갈색 빛으로 물든
낙엽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높고 푸르기만 한 하늘이
시 한 편입니다
고독해 보이는
사람들 표정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 싶습니다
찬바람이 불어도
손을 꼭 잡고 걸으면
어느 사이에 우리들 마음도
갈색 빛으로 곱게 물들어
한 편의 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