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탕의 추억
오늘 수정동에서 남포동 까지 하릴없이 걸었다.
영주동 시장 즈음에서 시락국밥을 한그릇 먹고 골목을 나서는데 마침 허름한 목욕탕이 있었다.
입구의 돈 받는 작은 방에는 이런저런 일회용 목욕용품들이 놓여 있고
할매는 유선 티비를 켜 놓고는 졸고 있다.
이렇게 남탕과 여탕 출입문이 좌우로 나란히 있는 목욕탕은 보나마나 손님이 없을 것이다.
남탕에 손님 있어요? 라고 물으니 1명 있단다.
얼씨구나 하는 맘으로 들어가니 역시 건장한 20대 한 명이 목욕을 하고 있다.
인사를 하고 양해를 구해서 카메라를 들고 들어 갔는데
첫장을 찍기도 전에 이미 카메라가 비 맞은 새앙쥐 꼴이 되어 버렸다.
필터에는 김이 잔뜩 서리고... 그립에 물이 뚝뚝 떨어진다. 뒌장!~
셀프 한 컷 찍고 총각더러 물을 좀 끼엊어보라고 주문을 해서 한장을 더 찍었다. ^^*
참 낡은 시설이었다. 하지만 쌀집 저울이 남아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누가 쌀집 저울이 아직 남아 있는 목욕탕 아시면 좀 가르쳐 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