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물고기 한마리
10월 중순.. iN 내장산 백양사..
나는 내 안에
물고기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물고기는 꼬리지느러미를 흔들며
내 안의 푸른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고
때로는 날개 없이 하늘을 날기도 한다
물이 부족하면
나는 물을 마신다
내 안의 물고기를 위해
내가 춤을 추면
물고기도 춤을 춘다
내가 슬플 때
물고기는 돌틈에 숨어
눈을 깜박이지도 않은 채
나를 응시한다
모든 것으로부터 달아난다 해도
나 자신으로부터는
달아날 수 없는거
날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내 안의 물고기를 행복하게 하는 일
나는 내 안에 행복한
한 마리 물고기를 키우고 있다
/詩 류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