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바다 밤이었는데, 추웠는데, 그녀들은 하나도 안추운 것 같았다... 그녀들끼리 씨름하고 물에 빠뜨리고 난리 부르스를 치면서도, 파도가 밀려올때면 "꺄아아~" 소리를 지르면서도, 술을 먹은 것 같지도 않았는데, 아주 기분좋게 한잔 한 그 누구보다도, 그녀들은 한껏 들떠있었다. 정말 친한 친구인가보다 라고 생각을 했다. 같이 미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적어도 로또 몇번쯤 되는 것 보다도 행운이다.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건만... 나는 그 바람에 추워서 지퍼를 올리고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어선 그 손마저 오그리고 추워라 하고 있었는데, 그녀들은 저렇게 한없이 즐거워만 하고 있었다. 보름달을 가장한 달은 하늘에 휘영청 떠 있었고, 해변엔 거리전시회의 전시물들이 늘어져 있었고, 그 양옆엔 포개어진 커플 몇쌍이 멀리서 보면 마치 한사람일 듯한 포즈들을 취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그녀들은 미친듯이 그녀들의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어제 밤의 해운대는 그랬다. 글.사진. 10월 29일.
Es..
2004-11-08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