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바다
밤이었는데,
추웠는데,
그녀들은 하나도 안추운 것 같았다...
그녀들끼리 씨름하고 물에 빠뜨리고 난리 부르스를 치면서도,
파도가 밀려올때면
"꺄아아~" 소리를 지르면서도,
술을 먹은 것 같지도 않았는데,
아주 기분좋게 한잔 한 그 누구보다도,
그녀들은 한껏 들떠있었다.
정말 친한 친구인가보다 라고 생각을 했다.
같이 미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적어도 로또 몇번쯤 되는 것 보다도 행운이다.
내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건만...
나는 그 바람에 추워서
지퍼를 올리고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어선
그 손마저 오그리고 추워라 하고 있었는데,
그녀들은 저렇게 한없이 즐거워만 하고 있었다.
보름달을 가장한 달은 하늘에 휘영청 떠 있었고,
해변엔 거리전시회의 전시물들이 늘어져 있었고,
그 양옆엔 포개어진 커플 몇쌍이 멀리서 보면 마치
한사람일 듯한 포즈들을 취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그녀들은 미친듯이 그녀들의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어제 밤의 해운대는 그랬다.
글.사진. 10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