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앞 노인 언제나 그 자리는 그 노인 차지다. 중앙 시네마 앞 벤치에 앉아 담배를 태우는 노인. 조운수 옹 [87세]. 오늘은 걸어서 지나게 되어 인사도 드리고 몇 마디 안부도 여쭈었다. 많이 반가워하신다. 첨에 누구지? ... 아 아... 그 사진... 하하... 활짝 웃으시며 담배를 꺼내 무신다. '우리 형' 이라는 영화 간판을 뒤로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 보신다. 담배가 다 타들어갈 무렵.... "볕이 참 좋구만...." 그의 눈에는 고독이 묻어난다. 말 걸어주는 동무하나 없는 세상은 어떤 느낌일까? 이런 저런 생각속에 무심히 나오는 한숨소리를 들킬새라 나는 얼른 일어서 목례를 드리고 돌아선다.
cairo
2004-11-07 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