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앞 노인
언제나 그 자리는 그 노인 차지다.
중앙 시네마 앞 벤치에 앉아 담배를 태우는 노인.
조운수 옹 [87세].
오늘은 걸어서 지나게 되어 인사도 드리고 몇 마디 안부도 여쭈었다.
많이 반가워하신다.
첨에 누구지? ... 아 아... 그 사진... 하하...
활짝 웃으시며 담배를 꺼내 무신다.
'우리 형' 이라는 영화 간판을 뒤로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 보신다.
담배가 다 타들어갈 무렵....
"볕이 참 좋구만...."
그의 눈에는 고독이 묻어난다.
말 걸어주는 동무하나 없는 세상은 어떤 느낌일까?
이런 저런 생각속에 무심히 나오는 한숨소리를 들킬새라 나는 얼른 일어서 목례를 드리고 돌아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