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공화국 25시 모텔 -------------------------------------강연호 어두운 시절의 조선팔도, 모든 명당은 초소라고 한 시인이 말했었지 이제 정정한다 도처의 네온 불빛들이 밤새 만들어내는 불야성 그래서 전혀 어둡지 않은 대명천지 대한민국의 명당은 이제 다 모텔이다 이곳은 웬 나그네들이 이렇게 많은가 저 원색의 불빛들 원초적 본능이니까 원색은 당연하다 가령 몸 파는 여자들이 사는 집과 푸줏간의 불빛이 똑같다는 사실에 몸서리칠 필요는 없다 고기를 사고 판다는 점에서는 같으니까 당연하다 25시 밤낮없이 문 열어놓는 것도 당연하다 싱싱할 때 사고 팔아야 하니까 25시 모텔 옆에는 25시 편의점이 있고 25시 야식집과 25시 산부인과도 있어야 한다 먹이사슬이니까 그리고 간판이 25시인 것도 당연하다 세상에 25시는 없으므로 저것들은 물론 헛것이지만 헛것이 보이기 시작하면 25시 잠들지 못하고 헛것의 욕망에 가위눌릴 테니까 여자는 이미 옷을 입고 나가버렸다 잘못 들어온 누군가 함부로 나를 들추어본다면 뭐 이런 게 다 있어, 혀를 차며 사라질 것이다 당연하다 내가 봐도 알몸의 나는 별볼일 없어서 나를 들추어보지 않은 지 오래지만 나쁜 놈, 그렇다고 혀 찰 것까지야 주차장까지 휘장으로 가린 곳 그런 곳은 어디나 당연히 수상하다 시는 강연호님의 작품이며 김나영 시인께서 제 사진에 붙여 주셨습니다.
prism™
2004-11-02 1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