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로 산다는 것 이리는 몬 산다. 오빠라는기 어린 동상 챙겨줄 생각은 안하고 나가 맛나게 먹던 딸기맛 사탕을 빼앗아부러야. 그기 다섯 살씩이나 묵은 오빠야가 할 짓이고? 도시 나이는 으데로 묵었노? 잉. 그러고도 늬가 오빠가? 내사 마 아직 말을 몬해서 그렇지 아빠 엄마한테도 서운한 것이 솔찬히 많아예. 오빠야는 첫째랍시고 백일 앨범에 돌 앨범에 철철이 새옷 해 입히고 방안 가득 장난감 사주고. 내는 뭡니꺼? 명색이 이쁜이 고명딸 아잉교? 그란데 내 꼬라지를 보라예. 오빠야가 입던 꼬찔꼬질 묵은 내복에 로봇 장난감 물려받아 산다 아입니꺼. 내도 쥬쥬 장난감 좋아해요. 나가 인형을 을매나 좋아하는데. 근디 아빠 엄마는 뭔교? “아이구, 우리 일린이 오빠 로봇 잘 가지고 노네! 씩씩하네.” 그기 딸래미한티 할 소린교? 내는 인자 더 이상 씩씩하기 싫어요. 내도 쥬쥬인형 머리 빗기면서 엘레강스하게 놀고 싶어라우. 과일물 들어 꼬질한 이 내복 치아뿌리고 꽃무늬 레이스 달린 이쁜 드레스 사 주소. 내는 돌잔치 안 해주고 어물쩡 넘어간 엄마 아빠 원망 안 해요. 대신 내도 다른 집 딸래미맨치로만 대우해 주소. 내사 마 인자부터 으떤 일이 있어도 천덕꾸러기 둘째 노릇은 안 할라요. 나가 인물이 딸려요? 그렇다고 애교가 읎어요? 아무리 살펴봐도 이런 대우 받고 살 하등의 이유가 읎어라우. 그라고 오빠 오빠 찬흠 오빠야. 어데 커서 보재이. 내사 오늘의 이 설움을 충분히 갚아 줄 날이 있을 것잉게.
자투리
2004-11-01 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