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 깊디 깊은 슬픔에는 눈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조차 없다. 나는 슬픔을 견딜수 없어서 소리를 내어 울고 싶었다. 하지만 울 수가 없었다. 눈물을 흘리기에는 너무나 나이를 먹었고, 너무나 많은 일들을 경험했다. 이 세계에는 눈물조차도 흘릴 수 없는 슬픔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깊은 슬픔이 눈물마저도 빼앗아 가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고, 혹시라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것들이다. 그런 슬픔은 다른 어떤 형태로도 바뀌어지지 않고, 다만 한줄기 바람도 불어오지 않는 밤에 내리는 눈처럼 그냥 마음에 조용히 쌓여가는 그런 애달픈 것이다. 조용히 쌓이는 눈은 슬프다. - 무라카미 하루키 <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 -
초록사랑
2004-10-29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