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축에서 보이는 산
요즘 나는 이모댁인 일산에서 서울로 통학하고 있다. 처음엔 엄청 고생하겠구나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그리 멀지는 않은 듯. 평균 1시간 20분 정도면 유유히 수업을 들어갈 수 있을 정도. 예전에 학교 앞에서 자취할 때는 학교-집-갖가지 뒤풀이 밖에 몰랐지만 지금은 사람구경 풍경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게 장점이라면 장점. 아침 일찍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가다보면 지축 쯤에서 차창밖으로 보이는 산세에 늘 넋을 놓게 되는데... 밋밋하고 푸르기만한 산들 사이로 바위들이 희끗희끗 보이면서 단단하게 우뚝 솟은 저 산은 한 눈에 보기에도 뭔가 이름 있는 산임에 틀림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꼭대기에서부터 이어지는 능선의 형태도 어찌나 날카로운지. 옆자리 아저씨께 들은 저 산의 이름은 북한산. 서울을 북풍으로부터 지켜주는 장군인가? 여튼 주변의 논밭이랑 하우스, 좁은 시골길과 줄줄이 늘어선 옛날 전봇대들이 아침 햇살을 받으면 너무도 고즈넉해 보여서 언젠간 꼭, 가던 길 중간에 내려서 사진이나 몇장 찍으면서 쉬어야 겠다고 다짐다짐하다가 드디어 실천작. 듬성듬성 단풍도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