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이 웃는 까닭
평소 그렇게 싫어하던 네블라이저를 입에 대고도
녀석이 웃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주말 열이 40도까지 오르면서 낑낑대던 유찬흠은
연신 소아과를 들락거리며 주사 몇대를 맞고서야 겨우 살아났다.
이날도 당연히 자신의 엉덩이에 꽂힐
주사의 공포에 시달리며 내내 울먹거리던 찬흠.
"열이 다 떨어졌네. 이젠 찬흠이 주사 안 맞아도 되겠는 걸."
의사 선생님의 한 말씀에 녀석의 표정이 180도 달라진다.
게다가 같이 간 동생 돌배기 일린이는
MMR 예방주사를 가녀린 팔뚝에 꽂아야 했으니.
자지러지는 동생의 울음 소리를 들으며
네블라이저를 대고 앉았는 것은 어찌 즐거운 일이 아니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