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에 춤
승무는 승려의 옷차림을 하고 추는 춤이다.
시인은 이 춤에서 번뇌를 이겨 내고자 하는 종교적 구도(求道)의 모습을 보았다.
그러므로 이 시는 단순히 춤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춤으로 나타나는
마음 속의 움직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작품의 서두는 승무의 우아한 모습을 묘사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승무를 추는 이는 젊은 사람이다. `두 볼에 흐르는 빛이 / 정작으로'
곱다는 것을 보건대 그는 여자인 듯하다.
꽃다운 나이의 젊은 여인이 승복을 입고 있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시인은 그가 어떤 이유로 속세를 버리고 승려가 되었는가는 말하지 않는다.
이 시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알 수 없는 번뇌를 이기기 위하여 가다듬는
손길과 춤의 움직임이다.
춤의 시간은 아무도 없는 밤이다. 뜨락에 쓸쓸히 널린 오동잎 잎새마다 달빛이 비추는데 승무가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이 춤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번뇌를 이겨 내기 위한 간절한 소망의 표현으로서 추어지는 것이다.
그 춤의 절정이 제6, 7연에 나타난다. 검은 눈동자를 살포시 들어 먼 하늘의 한 개 별빛을 바라보는 간절한 모습을 한 번 상상해 보자.
흰 고깔 아래 보이는 고운 뺨은 어떤 우수를 머금은 듯하고, 맑은 두 눈에는 어쩌면 고뇌의 눈물이 아롱질 듯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세속의 세계를 떠나 모든 것에의 집착을 버리고자 한 터이기에 번뇌는 별빛처럼 아득히 멀리서 반짝인다.
그 다음 연에서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란 바로
이 별빛 같은 번뇌마저 떨쳐버리려는 간절한 심경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