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교보문고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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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님이 물어보셔서 답을 써야 할까 잠시 망설였습니다. 사실 제목의 의미가 사진으로 전달 안되면 제 내공이 부족한거니까요.
전 우리가 사는 이 환경이 변비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싸안고 가는 응어리 같은거 말입니다. 그것은 공식적으로는 없는 것으로 되어 있는 아주 작은 예외 같은 것들이지만 사실은 아주 핵심적인 본질입니다. 공식적으로는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정상적입니다. 하지만 그 내부에는 언제 터져 나올지 모르는 폭발력이 나날이 쌓여 갑니다. 그것을 거칠게 포장하고 줄로 꽁꽁 묶어서 아주 못생기고 부끄러운 일종의 병으로 치부해 버리고 싶을 것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것이 "변비"라는 병으로 불리우는 이유는 그 덩어리들을 그렇게 포장하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결박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해온 모든 것을 부정해야 하니까요. 남는 것은 팽팽한 대치입니다. 못생긴 울툭불툭한 덩어리들이 으르렁 거리며 점점 커집니다. 포박의 긴장은 더 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