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그림자, 공간.
걷다가 걷다가 어렵게 접어든 골목
순간 숨이 턱. 하고 막힌다.
사람두명 겨우 지나갈 듯한 공간,
하늘에 무수히 선을 긋고있는 전선들,
부식된 벽들을 겨우 떠받치고 있는듯한
창문 철장틈 사이로 보이는 빛바랜 한 할머니의 영정사진.
희망이라도 묵고가라는 듯 어울리지 않는
여인숙 간판..
그 골목이란 공간은 그렇게 존재하고 있었다.
그 희망을 직접 찾기라도 하는듯
바쁘게 걸어가던 한 노인은
골목의 틈새로 들어오는
따스한 빛을 향해
잠시 걸음을 멈춘다..
!!
순간의 셔터 파열음에
잠깐 내게 관심을 보이던 그 노인은
다시 가던길을 재촉한다..
2004.09.22
@ 정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