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인사
타닥타닥타닥. 키보드 소리만이 어지럽게 울리는 어느 오후 한낮에 상쾌한 알림음이 방안을 채웁니다. 기대치 않았던 문자메시지.
'즐거운 오후, 잘 지내고 있나요?'
어느샌가 모르게 씩 웃으면서 키패드를 눌러 갑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웃음만큼이나 즐거운 마음이 다시 담겨서 그 사람도 미소짓게 될 겁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궁금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침에 늦잠 자지는 앉았는지, 지난 밤에 나쁜 꿈에 괴로워하지는 않았는지, 몸은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하는 일이 힘들어 지쳐 한숨쉬고 있지 않은지, 끼니는 꼬박꼬박 챙기고는 있는지...
궁금함 하나에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고, 궁금함 둘에 또 그 사람을 떠올리고, 그렇게 그렇게 궁금해 할때 마다 머릿 속에는 그 사람의 모습이, 그 사람의 웃음이 떠오릅니다.
해가 저물어 선홍빛으로 도시가 물들어갈 즈음, 핸드폰을 꺼내고 한글자 한글자 마음을 담아 봅니다.
'잘 지내고 있나요?'
늘 만나기에 일견 장난같아 보이는 한 마디의 안부 인사. 그렇지만 그 사람은 내 마음을 알고 있을 겁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씨익 웃으면서 어떤 답을 보낼까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