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방 너 뭐하는 게냐? 하시더니....
아버지를 모시고 물놀이 간 것이 대체 몇 년 만인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통 하얀 우리 아버지 그새 많이 늙으셨더군.
그 모습 남기고 싶어 사진기를 꺼내들고 아버지를 찍으려 하니,
몹시 못 마땅한듯한 얼굴로 굳어지시며
'시방 너 뭐하는 거냐?'
'아부지 사진 찍어드릴게요.'
'야가 왜 이리 사진기를 바짝 갖다대?'
35mm 라서 어쩔 수 없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우리 딸이 나 사진 찍어주는 거 좀 찍어보자' 하시면서 아버지도 사진기를 꺼내드셨다!
'야야..여기 보래이~~!'
그 순간을 놓칠 수 없어 아버지와 나는 마주 보며 사진을 찍었다.
아버지의 귀여운 똑딱이와 덩치큰 내 사진기가 마주 보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