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ement 2000년 6월 10일부터 7월 10일까지 유럽에 갔었다. 회사도 때려치고 간 것은 EURO2000이라는 축구대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장 입장권은 없었지만 그래도 갔다. 결국 한경기 보고 왔다. 결승전을 어디서 볼까로 끙끙댔었다. 승리의 모습을 잡으러 가야 하나? 아니면 패배의 모습을 잡으러 가야 하나? 그건 아무도 모른다. 오직 신만이 알고 계실 뿐. 이모저모 생각하다가 이탈리아 밀라노가 아니라 파리에서 머물기로 했다. 밀라노야 두오모앞에서 모이고, 파리는 파리시청 앞에서 주로 모인다. 오전엔 루브르에 가서 시간 때우고 오후에 파리시청에서 무려 6시간을 기다리며 경기를 봤다. 경기는 이탈리아가 탓카르티니의 선취골로 앞서나갔다. 이탈리아가 골을 넣고 앞서가고 있는데도 프랑스 사람들은 '알레 라 블루! 알레 라 프랑스!'(번역하면 '나가자 푸른색!, 나가자 프랑스!'의 뜻이다. 프랑스 유니폼이 파란색이라 이런다)를 계속 외쳤다. 그리고 종료 3분정도 남겨놓고 기적은 일어났다. 윌토흐의 동점골이 터졌다. 그 순간 흥분한 사람들은 스크린을 향해 움직였다. 연막탄이 터졌다. 홍염도 솟구쳤다. 사람들은 흥분했다. 나조차도... ------------------------------ 카메라는 코니카 Zup-60이라는 똑딱이 자동카메라였다. 이럴때 SLR가져가면 망가지기 십상이구 소매치기 표적이다. 필름은 후지 X-Tra 400, 셔터 속도를 맘대로 못하는 것이니 이렇게 흔들렸지만...그리고 흔들릴 것도 알고 있었지만... '흔들린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하고 그냥 누르고 봤다. 시각은 QD에 나온대로 7월 2일 21시 54분. 이날 응원사진은 일부러 QD를 키고 찍었다. 사진의 구도, 구성을 해친다 하더라도 시간성을 나타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렌지향기속으로
2004-09-05 0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