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마할에서 홍양
홍양과 만난 사연은 이렇다.
일행보다 하루 빨리 마날리에서 델리로 내려와 뉴델리 스테이션을 갔을 때다. 아그라로 가는
샤따브띠 - 인도에서 최고로 좋은 기차, 뭐 그 위에 라즈익스프레스가 있기는 하지만 - 를 예매하기 위해
외국인부스에 있는데 어떤 여인이 와서 한국인이세요 라고 물어봤는데 그 여인이 바로 이 여인이다.
나는 사실 처음에는 일본 여자인줄 알았고, 아마 홍양도 나를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다. 아니면 말레이시아인.. -_-;;
그 때 시간이 저녁 4시가 좀 됐었는데 몇 시간 전에 파리에서 델리로 로그인을 했다는 그녀는 몇 개월 전에
인도로 온 적이 있었다.
지 : 어디 가는 표 끊으시려구요?
홍 : 푸쉬카르요.
지 : 타지마할은 다녀오셨어요?
홍 : 아니요. 거기는 안 갈려구요.
지 : 아니!!! 인도에 오셔서 타지마할을 안 가시다니!!
홍 : 음.. 그럼 같이 가요.
이렇게 간단하게 홍양과 나는 타지마할을 동행하게 된다.
이렇게 만난 홍양은 정말 재밌는 아가씨다. 이번 한 달 여행을 마치면 1년동안 한국으로 들어와 지낸다고
하는데 얼른 와서 얼굴을 다시 봤으면 좋겠다. 왠지 모르게 보고 있으면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사람. ^^
아.. 둘이서 한 3일 정도 같이 돌아다녔는데 3일 내내 비가 내렸었다. 1달 내내 나는 비를 맞으며
돌아다녔던 터라, 우산 없이 비를 맞고 다니고 홍양은 내내 그걸 보며 안타까워하면서 그렇게 비를 맞고다니니
사람들이 오빠 보고 말레이샤인이라고 하는거야 라고 우산을 안 쓰고 다니는 내게 온갖 불평을 해댔다.
헤어지는 날 저녁, 빠하르간지 쉼터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우산을 가져오더니 나에게 우산을 던져주고
갔다.. 그 때 너무 감동을 받았는데 제대로 말도 못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비가 한 방울도 안 내렸다. -_-;; 정말이지 한 방울도... ㅡㅜ
어쨌든 그 우산은 쉼터 운영자 형님에게 드렸으니 아마 장 보러 가실 때 잘 쓰지 않을까 싶다.
홍양 얼른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