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것.... 치익~ 하고 찻 주전자 우는 소리가 나 혼자뿐인 고요한 방안에 시위하듯 쏟아져 나왔다. 단지 그것뿐이었다. 누군가 나의 평온한 오후를 방문한 것도 아니며 달콤한 티 타임에 맞추어 반가운 친구가 초인종을 누른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내 손에 들려진 사진집에서는 더 이상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고 나는 한장의 사진에 시선을 사로 잡힌채 아무것도 생각 할 수없었다. 치익~ 하고 찢어지게 울어대는 찻 주전자 소리도 나는 듣지 못했다. 한장의 사진...... 나와 그녀가 있었던 자리가 내려앉아 있었다. 서둘렀다. 그곳이 멀다는 것도 내 모습이 초라하다는 것도 그곳에 가야 한다는 내 마음을 잡지 못했다. 몹시도 허둥거리며 길을 나섰다. 그 곳에 그녀가 없다는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런 생각조차 내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한참만에 그녀와 나의 약속이 기약없는 기다림을 이어가던 그 곳에 다달았다. 그리고 흥분한 나의 가슴은 그 곳에서 내가 아주 오랬동안 그녀를 그리워 하면서도 알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었다. 추억....... 사랑했던 그녀와의 소중한 추억을 나는 슬프게 슬프게 물들여 가고 있었던 것이다. 사랑했던 사람은 지금 내 곁에 없지만........ 사랑했던 추억은 이제 내 마음에 보이기 시작했다.
danny21c
2004-09-03 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