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
서대문 독립공원.
지난 늦은봄 혹은 초여름 어느날.
가끔은 사진을 찍기위해, 하루이상의 시간과 장소를 준비한다.
저사진이 찍힌날도 그랬다.
그리고, 그날 찍은 사진가운데, 별 생각없이, 별 의미없이 찍었던 저 한컷.
그래서, 형무소 같지도 않고, 잔디가 있다고 해서 공원처럼 보이지도 않는 저 한컷.
그날 찍은 무수한 사진가운데, PC의 하드디스크 말고, 내 머리속에 저장된 두장가운데 한장.
참 묘하기도 하지.
대체, 어떤느낌인지 나조차도 잘 와닿지 않는 저사진.
그런데, 마치 다른사람의 사진마냥, 볼수록 시선이 끌리는 저사진.
한가지는 알겠다.
형무소에서 찍은, 형무소 냄새 안나는 저사진 처럼,
내 감성의 틀을 굳이, 장소의 본연의 목적에 가둬둘 필요는 없겠다.
철저하게, 목적에 부합하는 정직한 사진은 한번보기에는 좋은 사진일지도 모르겠다.
저곳이 사람들이 무수히 핍박받고, 죽어나간 장소만 아니었다면,
훗날 있을, 내 결혼기념 야외촬영지로 저곳을 택했을텐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