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촌의 어머니여!] [ 아-산촌의 어머니여!] . . 산촌의 어머니, 날이 춥습니다, 바람은 칼날같이 불고, 으르렁거릴 때, 그곳인들 오죽 춥겠습니까? 어머니! 이럴 때마다, 나의 마음은 사나운 바람을 헤치고, 그곳으로 달려가집니다. 옛이야기의 할먼네 집 같은 저-산촌의 나의 집이여, 어머니는 지금 덜덜 떨고 계시겠지! 다- 늙으신 몸이 오죽 괴로우시리까. 세낱의 아들이 말똥말똥 살았는데도, 재롱을 부리는 사랑스런 손주들이 열이나 넘는데도, 어머니는 다만 산촌에 계서 쓸쓸히도 이날을 보내십니까. 생각하면 저희 형제는 못난놈들이외다, 늙으신 어머니를 산골에 내버려두어 굽으신 허리는 활등처럼 더 굽어 하늘을 보지 못하오니 어머니 어머니는 그렇게 사셔야 됩니까. 일흔이 넘으신 어머니, 그 어두우신 눈으로 깊은 밤까지 남편의 버선을 기워야 되고, 손수 밥을 끓여야 되옵니까? 콧물을 씻으시는, 동태 같은 어머니 손이여, 이 못난 자식을 때려주소서. 이 자식은 십 년째나 늙으신 어머니를 속였음이나 무에 다르오리까 해마다 올해는 편안히 모시겠다는 그 말을, 그러나 나의 어머니여, 이 땅의 가난한 어머니들이여 불쌍하외다. 눈 날리는 거리에는 여우목도리를 두른 아낙네들이 수없이 오고가는데, 비단옷에 향그러운 꽃 같은 아낙네들이 지나가는데, 어머니는 산촌에서 뜨듯이도 못 입으시고, 「고려장」의 살림을 하시나이까, 가슴이 미어지고 서글프외다. 아-산촌의 어머니여!   시인 : 박세영
Oh Seung Hoon
2003-06-09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