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빚. 청산하다.
2003. 8. 14
사모님이
목사님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린다.
작년 여름.
강원도 홍천에서
목사님의 애절한 사랑고백에
흘린 눈물.
사모님도 심한 약시지만
목사님은 앞을 아주 못 보십니다.
서로의 눈이 되어 주고 보담아 주던 시간들이
절로 생각나겠지요.
내일 또 홍천에 갑니다.
작년에 갔던 그 곳으로..
홍천군 두촌면 괘석2리..
2004. 8. 17
강원도 홍천으로 교회 수련회를 다녀 왔다.
작년에도 이 곳에 오긴 했지만
그 때는 일정보다 하루 먼저 돌아와서
교회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끝까지 남아야지. 하고 기다리던 터였다.
우리 교회는 시각장애인들이 많은 교회라서
눈이 보이는 청년들의 도움이 필요한데
이번처럼 한정된 장소인 교회를 떠나는
수련회의 경우에는 그 도움의 손길이 더욱 절실하다.
나는 손재주부터 시작해서
이래저래 어설픈 게 한 두가지가 아니라
쓸모없는 취급을 당할 때가 많은데
밤에 닭고기 바베큐며
계곡에서의 삼겹살 파티까지
내 손을 거치지 않고는 먹을 수 조차 없었으니.. 하하
떠나는 날 오전에 겨우 연락이 된 두한이도
수련회에 오게 되었는데
(어차피 한강 다리밑에서 노숙할바에 강원도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노숙하라며 꼬심-
사실은 윤경이도 온다고 꼬심)
나보다 더 어설픈 두한이까지도
이 곳에선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두한이는 특유의 냄새와 성격 때문에 마지막날까지
그 곳 아이들의 악역이 되어야 했다. ^^;
인천사는 윤경이가 수련회를 참석했다.
이것 저것 수고한 윤경에게 수고했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한 일이 없어서 수고했다 그러심 부끄럽다'는 답장이 왔다.
홍천에서 돌아와 교회서 정리를 하고
윤경이 두한이와 함께 먼저 나왔는데
그렇게 손을 흔들며 고맙게 인사해주더라.
아이들은 밖으로 나와서 까지 열심히 손을 흔들어주고..
(두한이와는 끝까지 티격태격 거렸지만..)
한 일이 있었다. 윤경이도 두한이도..
그리고 난 작년에 진 마음의 빚을 이번에 갚았다.
이불없는 딱딱한 바닥에 자고
짐 옮기고, 손수레를 끌고 다니느라
안 쓰던 몸을 사용해서인지 등줄기가 아프다.
하지만 마음만은 이렇게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