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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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언제 이렇게 마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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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리 펴고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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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 두 팔을 모두 다 휘감아 안기면 다리 하나 가득 들어와 안겼던
아버지의 허벅다리 한 쪽...
겨우 이십여년 지났을 뿐인데...
가장 커보였던 두 허벅다리가 어째서 저렇듯 얇아있는거야...
내 가슴을 이렇게 아프게 하는거야...
한번도 다리 쭈욱 뻗고 주무시지 못하는 아버지...
내가 그런거지?
내가 아버지 다리 살 먹은거지?
미안해 아버지...
이제는, 어렸을때처럼 두 팔 휘감아 안길 수 있는 그런 애교도 부릴 수 없는걸...
너무 커버렸는걸...
아버지 너무 사랑하지만...
아버지한테 너무 미안해서... 아무 생각없이 매달려 안길수가 없는걸...
나...아버지... 있잖아...
언젠가 아버지 약주드시고 와서, 나와 업치락 뒤치락 장난으로 몸싸움 벌일 때,
아버지 힘없이 넘어가는거 보고 얼마나 혼자 울었는지 몰라...
아버지...
아는데...정말 아는데...지금 이렇게 나이들도록 밤에 잠도 못주무시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는데...
나 이렇게..철없어서..어떻하지...
이제는...
정말...
마음만 아프지말고...마음만 알지 말고...
뭔가 해드리고 싶어...
뭔가 보여주고싶어...
그런데 아버지...
그게 잘 안돼...
그래서 나 마음이 너무 아파... 너무 아파 아부지...
아부지...
조금만 기달려줘...
여기서 더 마르거나 더 늙으면 나 정말 아빠 미워할꺼야...
내년이 서른인데...
아부지 앞에 아직도 너무 애기같아서 너무 미안해...아부지...
아부지...
아부지랑 가끔 싸우거나 아부지한테 서운할때도...
5분만 밉고 서럽지...
6분되면, 아버지 이해되고 아버지 인생이 안됬고 아버지한테 너무 미안해지면서...
그게 너무 슬퍼서 우는거야...
그렇게 우는 나 보고, 미안해하지마 아버지...
아버지가 너무 불쌍해서 우는거야...
우리 형제는 참 행복했어요...
아버지...어머니... 만나서...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하는 아버지...
언제나...내 뒤에 있어주셔서 감사해요...
사랑해...아빠...
- 2004년 8월 아빠의 애물단지 딸 미애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