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 이탈한 자가 문득 - 김중식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 . .
눈의여행자
2004-08-11 1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