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내게 준 감동...
이 사진은 잘 찍었다고 생각해서 올린게 아닙니다.
그저 이 날 제가 슬며시 흘렸던 작은 감동의 눈물이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얼마전에 제 아이가 피아노 콩쿨을 나갔었습니다.
저는 그저 아이가 이런 데에도 나가는 구나 하며 기념으로 사진이나 찍어줄 요량으로 갔었지요.
제법 큰 모대학 아트홀에서 하더군요..내심 놀랐습니다..동네 콩쿨도 아니고 이런 콩쿨에 참가를.....
사실 저희 집엔 피아노가 없습니다.
아이가 피아노를 배우겠다고 학원을 다닌지도 수년씩 된 것도 아니고,
단지 본인이 재미있어 하고 계속 하겠다길래 학원을 보내주고 있는 정도였지요.
집에 피아노가 없다보니 아이가 어느정도 피아노를 치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저도 음악을 좋아하고, 아이도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했기에 그저 보통보다 조금 나은 정도려니 했는데
콩쿨까지 나간다고 하니 조금 의아하기까지 했습니다.
도착해서 저 턱시도같은 옷을 주최측에서 무료로 빌려입고
한시간을 넘게 차례를 기다려,
드디어 아이 차례가 되었는데,
전문가들이 치는 아주 어려운 곡은 아니었지만, (지정곡중의 한곡)
세상에, 제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거와는 너무도 딴판으로...
마치 피아니스트 처럼 머리를 흔들어가며 눈을 지긋이 감고 소나타를 너무도 처연하게 연주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무대에 서보는 것이었는데, 떨지도 틀리지도 않으면서 완주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아이를 보면서,
같이 한번 피아노치는 것을 들어봐 준적도 없는 제 가슴에선
심장이 마구 요동치며 아이에 대한 감사와 감동이 솟아 오는 것이었습니다.
남들 볼까봐 꾹 참고 흔들리는 손으로 셔터만 눌러댔지만 (촬영금지였는데, 망원으로 몰래몰래 찍었습니다)
제 눈에선 주르륵.....눈물이 흘러나오더군요...
연주가 끝나고 내려온 아이를 한참이나 꼭 껴안고 있었습니다..
도리어 아이가 이상한듯, 아빠 왜그래....하더군요..
입상을 하지도, 남들보다 더 많은 박수를 받지도 못한 연주였지만,
제겐 최고의 연주였고,,,,,
아이에게 감사한 날이었습니다..
[8/13 추가 내용]
이 사진을 게재하고 나서 8/13일 주최측으로 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가 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군요..
성원해 주시고, 제 감정 공유해주신 레이 회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