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결을 잘라 파는 여인 쿤밍의 어느 한 시골동네 소수민족의 장터에서 만난여인은 곱고 길어 만지면 젖을 듯한 머릿결을 잘라 팔고 있었다 처음에 그녀는 웃었는데 후에 그녀는 울었다 머릿결을 팔아 얻는 돈은 얼마일까 그것으로 어떤 생필품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려 하는 것일까 공장에서 찍어낸 플라스틱 조각들과 아름다운 저 머릿결과 바꾸려 하는 것일까 혹은 몇끼니의 쌀, 그것도 아니면 가난을 이기기 위해 미리 사두려하는 두툼한 외투 나이테처럼 저 머릿결이 자라면 그녀는 이곳에 와서 생명과 상관없으니, 다시 아름다운 머릿결을 잘라 낼 것이다 카메라를 내리고 그녀의 잘려가는 긴 머릿결과 그것에 부딪혀 별처럼 반짝이는 오후의 햇살을 보다가 나는 무엇인가, 자본과 그것의 [폐]에 대해 생각했다 서술형 문장은 쉽게 종결어미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그녀의 머릿결은 장사꾼에게 죄 넘어가고 한참을 거울을 보던 그녀는 울다가 나를 가까이 불러 자신의 얼굴 사진을 여러 컷 찍도록 했다 나는 찍었다 골목을 돌아나올 때까지 그때까지,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었다 M3+50M Elmar / e100vs
지구멀미
2004-08-03 1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