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동자의 휴식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이 더운 여름날 따가운 햇볕 아래서 전경과 대치하면서 이런 짓을 하는 바보가 아니란 말이다.
시민의 안전을 뒤로한채 지하철 운영을 민간에게 위탁하고 전동차기사를 줄이는 것과
그와 더불어 위탁이라는 말은 즉슨 비정규직 노동자를 지금보다 더 많이 만들어 낸단 말이 된다.
대구지하철참사를 잊었는가?
대구시장과 지하철공사사장은 무죄라고 한다.
그들이 외면한 시민의 안전으로 인한 벌을 시민이 받으란 말인가?
2년 전, 그 울음바다가 됐던 지하철을 벌써 잊었는가?
그래서 우리의 파업은 이유가 있다.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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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개를 떨군채 두 손으로 아이스크림을 꼭 쥐고 아무 말 없이 먹고 있었다.
함께 나온 동지들을 믿는다는 듯 그리고 시민이 우리의 뜻을 알아줄거라 믿는다는 듯
그렇게 고개를 떨구고 두 손으로 아이스크림을 꼭 움켜쥐고 그렇게 먹고 있었다.
그것이 이해하기 힘들고 행하기도 힘들지만 정당한 것이라는 것을.
단지 나만의 이득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7월 21일 대구지하철노동자파업결의대회에서
대구시청 앞
EOS66/Sigma 28-135, F3.8-5.6/후지 리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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