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이야기 2 참 철이 없던때였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때만큼 이유 없이 행복하고 자유로웠던 때가 없는 것 같아. 지금은 뭘 하나 생각하는데도 왜 그리 이유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건지 모르겠다. 아마도 지나간 시간들이 추억이나 경험으로써의 긍정적 의미 보다는 아프고 힘들었던것들이 많은 부분을 퇴색 시켜 버리는게 아닌가 해. 캐나다에서 너의 소포를 받았을 때, 참으로 기분이 묘했어. 3년이 지났지만 네가 여전히 나의 그림자를 느끼고 있다는걸 알았을 때 나 역시도 너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걸 처음 느꼈었어. 다시는 다른 사람에게 나에게 한 것 처럼 할 수는 없을것 같다는 말 그게 무슨 뜻인지 이제는 조금씩 알것도 같아. 지난해 어른이 되어가면서 지독히도 심하게 찾아왔던 나의 봄병에 나도 모르게 난 네게서 편안함을 찾으려 했었어. 그때 헤어진 연인들도 시간이 지나면 서로를 많이 알았었다는 이유로 가장 편한 친구가 이따금씩 될수 있구나.. 라고 생각해보았어. 나에 대한 미련을 네가 완전히 떨쳤다고 느끼니 네가 편해질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우리의 마지막이였지. 그래 지금이 우리 인연의 마침표인건지 아님 쉼표인건지는 아직 확정할 수는 없는 거겠지. 더이상 예전같은 인연이 아니더라도 언제 또 누군가가 서로를 찾는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서로 더 이상 안부를 묻거나 연락따위를 하지는 않지만 이따금씩 술기운 없이도 파란 하늘을 보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떠올리는 너와 나는 이제 지나간 시간속의 인연이지만.. 그렇지만 혼자만의 그 회상으로 서로에게 약간은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는 것 같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 내가 사람을 믿을 때 당신을 만났던거 말야. FMMS BGM 박화요비 " 맑은 뒤 흐림"
NuRa
2004-07-21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