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꾼
거미는 포악한 포식자가 아니다.
차라리 욕심없는 가난한 낚시꾼이다.
허공에 그물을 치고 먹이를 잡는다.
그러나 차라리 기다린다고 하는 편이 옳다.
한참의 기다림으로도 건지는 것은
대개가 시간과 먼지 뿐이다.
연장을 한번 보면,
연하고 약하여
부지런하지 못하면,
들인 공에 비해 유지하기도 어렵다.
비라도 내리고 바람이라도 불면
이내 흔적없이 사라진다.
자식이나 먹이는 피붙이가 없는 것이 차라리 다행스러운 일이나,
자신의 내일도 맡길 수 없을 정도이니 문제는 심각하다 하겠다.
약한 그물이라도
몇번이고 지을 수 있으니,
여기저기 많이 쳐서,
낚으면 좋으려만
그는 자신이 발붙인 공간 이외에는 욕심도 낭비도 없다.
먹을 것이 없다해도 그는 난리치지도 않고 아쉬워하지도 않고 마냥기다리고 기다린다.
그러나 간혹 먹잇감이라도 걸리면 좋아서 부르르 떨기도 한다..
허나 곧 두고두고 먹기위해 친친 감아두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게된다.
수줍고 겁이 많은 생물인 탓에 그는,
인적이 드물어 발길이 끊어진곳
시끄럽지 않은 곳, 어두운 곳에서 만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