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유씨아저씨
왕년에 경북고등학교와 쌍벽을 이루던,
머리 좋다는 학생들이 다니던 대구상고 졸업하고
줄 잘 댔다면 큰 손이 될 수도 있었던
우리동네 유씨아저씨.
지금은 중앙지하상가 정상화 투쟁위원회 부회장직을
맡아 5년 넘게 싸우다, 고민 끝에 이번 총선 때 민주노동당에
입당했다. 그의 정치 입문은 생활이 이념으로
성숙한 것이었다.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을 찍고
민주노동당에까지 손을 벌린 그의 선택은
우리시대 민중들이 걸 수 있는
희망의 한계를 말하고 있어 씁쓸하다.
그의 좁은 눈으로 본 희망은 민주노동당이었다.
썩 어울리지 않는 민주노동당복이 내 맘에 쏙들었다.
아무나에게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지극히 무책임하다는 것을 뜻한다고나 할까.
희망은 그 자신이 생활을 이념화하는 인간의 것일 따름이다.
유씨 아저씨는 그 자신 희망의 변증법이다.
민주노동당은 막장 인생들이 거는 희망이라
푸르고도 서글픈 희망이다. 그 희망은 어떤 것보다
고귀하다. 짓밟히지 않는, 짓밟히고도 포기하지 않는
아주 오래 가는 희망 말이다.
유씨아저씨의 5년 투쟁이 희망으로 결실 맺기를 빈다.
- 우리는 한번도 아무에게 희망이었던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