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유씨아저씨 왕년에 경북고등학교와 쌍벽을 이루던, 머리 좋다는 학생들이 다니던 대구상고 졸업하고 줄 잘 댔다면 큰 손이 될 수도 있었던 우리동네 유씨아저씨. 지금은 중앙지하상가 정상화 투쟁위원회 부회장직을 맡아 5년 넘게 싸우다, 고민 끝에 이번 총선 때 민주노동당에 입당했다. 그의 정치 입문은 생활이 이념으로 성숙한 것이었다.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을 찍고 민주노동당에까지 손을 벌린 그의 선택은 우리시대 민중들이 걸 수 있는 희망의 한계를 말하고 있어 씁쓸하다. 그의 좁은 눈으로 본 희망은 민주노동당이었다. 썩 어울리지 않는 민주노동당복이 내 맘에 쏙들었다. 아무나에게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지극히 무책임하다는 것을 뜻한다고나 할까. 희망은 그 자신이 생활을 이념화하는 인간의 것일 따름이다. 유씨 아저씨는 그 자신 희망의 변증법이다. 민주노동당은 막장 인생들이 거는 희망이라 푸르고도 서글픈 희망이다. 그 희망은 어떤 것보다 고귀하다. 짓밟히지 않는, 짓밟히고도 포기하지 않는 아주 오래 가는 희망 말이다. 유씨아저씨의 5년 투쟁이 희망으로 결실 맺기를 빈다. - 우리는 한번도 아무에게 희망이었던 적이 없다.
벽돌공
2004-07-14 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