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길 할머니.. 그 날 할머니는 며칠 전 뵈었던 모습과는 다르게 얼굴이 많이 핼쑥해져 있었다.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고, 입도 바짝 말라 있었다. 어제 나간 막내아들이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다 큰 막내아들이 뭐가 걱정인가 싶지만 할머니의 막내아들은 장애우이다. 하루 종일 물 몇 목음으로 목만 축이셨다며 손에 쥔 휴지 뭉치로 눈물을 훔치신다. 그 와중에도 할머니의 시선은 문밖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향해 있었고 자신의 눈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전부 아들로 보이신다며 고개를 숙이셨다. 나는 더 이상 셔터를 누르지 못하고 옆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된장찌개와 밥을 한상 주문해 할머니 방안으로 넣어드렸다. 할머니가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이 막내아들은 자신보다 조금 나은 친구에게 이끌려 집으로 돌아왔다. 할머니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막내아들은 밥을 보고 웃기만 했다.
산이 보고싶다
2004-07-13 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