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군상(人間群像)
2004년 4월25일... 따스한 햇살이 느껴지는 명동 거리에서..
반팔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과 한 겨울에나 볼 수 있는
두터운 외투를 입고도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시린 파란 얼굴을
가진 겨울 사람들이 도시의 한 복판에서 공존한다.
공존(共存)..이 도시는 더 이상 약자들에게는 작은 희망 조차도
줄 여유가 없는 것 처럼 보인다.
술에 취한 사람이... 계단에 엎어지고.. 영원히 계단에 엎어져서
가족과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노숙자가 되어서
이 시대의 밑 바닥을 만들고...
우리의 힘 없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오늘도 빈병을 팔아서
잠시나마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서 이 도시의 쓰레기통을
찾아 헤메고 있다.
어쩌면 그들은 주인에게 버려져 길을 잃은 강아지 보다도
더 절망적인 삶이라는 벽을 마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밑바닥 삶에서는 언제나 반복할 수 밖에 없는 파란 얼굴을
가진 인간군상(人間群像)들의 절망적인 현실이 바로
2004년도 대한 민국의 모습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