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xt #04 - 유원지 서울대공원 유원지란 무엇일까? 유원지의 사전적 의미는 즐겁게 놀 수 있도록 구경거리나 오락을 위한 시설을 갖추어 놓은 공원을 의미한다. 즉 유원지는 노동의 공간이 아닌 놀이의 공간이다. 그렇다면 놀이란 무엇인가? 놀이에 대한 정의는 심리학, 교육학, 철학 등에서 다양한 정의가 제시 되었지만 일반적으로 "특별한 목적이나 생존 자체에는 직접 관계가 없을지라도 그것 자체로서 흥미가 있는 것을 스스로 느끼는 활동"을 가르킨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때 대상에 대해 흥미를 느낄까? 그것은 다양한 경우가 존재 하겠지만, 아마도 신기한 것, 새로운 것, 신비한 것 등 오감에 일상적이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때 인간은 흥미를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유원지의 존재이유는 관람객에게 일상적이지 않은 이러한 시각적, 물리적, 촉각적 환상을 제시해야 할 태생적 의무를 지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넓은 공간에 담으로 경계를 만들고 존재하지 않을 가상의 공간을 만들었다. 그 공간속에는 기차가 하늘을 나르고,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인형이 말을 한다. 또한 사람들은 허구에 대한 댓가를 요구했다. 우리는 생존과 관계없을 놀이를 소비하기 위해 그 공간에 참여한다. 생존을 위한 노동의 댓가를 가지고 가상의 공간으로... 그러나 다시 뒤집어 생각해 보면 담밖의 세상이 진리가 존재하는 현실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상품과 상품의 차이(기호)를 소비하고 그 차이(기호)를 지불하기 위해 노동하는 거대한 꿈의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러한 가상이 현실을 위협하는 것을 지켜봐 왔으며, 다시 현실이 가상을 위협하는 아이러니를 경험하고 있다. 시뮬라시옹의 세상에서 즐기는 시뮬라시옹의 유희 그것을 바라보는 우울함. 다시 유원지의 뒤편으로 돌아왔다. 멍청한듯 아무런 표정도 특징도 없는 저 구조체에서 이러한 우울함을 발견했다면 그건 쓸데없는 감정의 과잉일지도 모른다. 그 동안의 유원지 연작을 마칩니다. 자그마한 관심이라도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aradiso
2004-07-10 0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