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문득!!
어느날 문득
시인 신승근
어릴 때 걸려 넘어졌던 돌멩이 하나가
문득 그리워
그날의 강둑으로 가보았네.
알몸의 내가
부서지는 햇살을 깔고 앉아
모래무지를 움키는 동안
담배 연기는 몇 조각의 구름을
펼쳐 보이면서 나를
기억의 더 깊은 골짜기로
밀어 넣었네.
어느 날 문득 그대에게도 세월이
틈을 보여주거든
가던 길을 멈추고
그 사잇길로 들어가보게.
숨가쁘게 달리다가
잠시 발을 빼고 싶을 때
욕망의 무게를
덜어내고 싶을 때
바로 그때
연[鳶]줄을 끊어 버리듯
세상을 놓아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