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아침
하늘이 가까이 내려와 낮은 구름 드리운 날엔 마음까지 어둡다..
매이고 싶지 않다는건 어쩌면 구속되고 싶다는 말인지도 몰라..
자유롭고 싶다는건 어쩌면 얽매이고 싶다는 말인지도 몰라..
자유를 찾아 떠나고 싶은 마음 이면엔 강하게 구속되고 싶은 마음이 도사리고 있어
오늘처럼 흔들리는 아침엔 누군가 강하게 잡아 주었으면 좋겠어..
혼자 서 있기가 힘들어 중심을 잡지 못해 흔들릴때
누군가에게 잠시 기대어 있을 수 있다면 좋겠어..
일상은 언제나처럼 변함없이 흘러가는데
마음의 동요가 사람을 흔들어 놓아
매일처럼 하루가 깨어나고 어제처럼의 오늘이 열리고 있었더니
내 마음은 어제처럼의 오늘이 아님이야..
어쩌면 오늘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보내는 하루가 되었음 해..
내가 무엇을 해도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
길가에 주저앉아 종일 하늘을 바라고 있어도
깊이 깊이 눌러 놓았던 슬픔들 다 끄집어 내어 크게 통곡을 해도
숲에 앉아 하루를 다 보내어도
아무도 뭐라 간섭하지 않는 그런 날이었음
아무도 나를 모른척 해주었음
내가 나이고 싶은 하루였음 해...
- 흐린 아침...고현숙-
noodles9.eglo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