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Story #04(브로켄을 만나다...) <후기> 산이 곧 신앙인 산악인들에게 '브로켄'은 신비롭게 여겨진다... 산에서 브로켄을 목격하게 되면 결코 산에서 죽지 않는다는 '영생불사'의 주술과도 같은 전설 때문이다 그러나 설령 수십년 산행경력을 가진 이조차도 의외로 브로켄이란 말을 들어보지도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야말로 '운'이 닿지 않으면 평생 한번 볼까 말까할 정도라는 브로켄 현상의 희귀성 때문이다 일몰을 찍어보겠다고 개스자욱한 천왕봉을 올라간다 태풍이 지나간 터라 기류가 불안정했고 정상으로 가면서 수십번도 더 자욱하다가 벗겨지다가 한다... 드디어 확트인 천왕봉 정상에 오르자 머리 뒤에서 해가 나온다 순간 개스 가득한 동쪽 절벽에 둥근 무지개가 생기며 내 그림자가 그안에 있다 그림자가 신기하게 빛을 바란다... 말로만 듣던 브로켄은 10분정도 지속되다가 서서히 개스속으로 사라졌다... 산악관련 기사에 따르면... 브로켄이란 '주위가 트인 산봉우리에서 태양을 등지고 앞쪽에 젖은 안개가 끼어 있을 때 그 안개 속에 자신의 그림자가 보이는 동시에 그 그림자를 광채를 띤 원이 두른 현상'이라고 전한다... 태양 빛이 미세한 안개입자 사이를 통과하느라 미세한 안개 입자에 반사되고 회절(回折 diffraction )되면서 파장별로 색깔이 분리된 나머지 원형의 테가 무지개처럼 여러 빛깔을 띠게 되는 것이다 이는 빛의 굴절(refraction)이나 반사의 결과물인 무지개와는 또 다르다고 한다 보통 테의 안쪽 부분은 청색을 바깥쪽은 적색을 띠며, 사람의 그림자가 들어있는 테의 중심부분은 밝게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란다 대기광학에서는 이를 'glory'라 하여 '광륜(光輪)이나 후광(後光)으로 표기하지만 대개는 '브로켄 현상', '브로켄의 요괴(妖怪)' 혹은 '브로켄의 환영(幻影)'으로 불리고 있다 라고 전하고 있다... 지리에게 받은 선물 브로켄... 이번 산행에서는 네게 너무 많은 것을 받는 것 같구나... Rainbow Leaves
chorok
2004-07-02 00:06